지갑을 열지 않아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마법 같은 순간오늘도 활기찬 오클랜드의 금요일 아침입니다. 혹시 지난 주말 트램핑 갔던 기억을 떠올려 보신 적 있으세요? 꽤 힘들고 지루한 구간도 있었지만, 정상에서 마주했던 그 환상적인 경치와 내려와서 마셨던 시원한 플랫 화이트 한 잔이 그 모든 고생을 잊게 해주지 않았던가요?

우리 뇌는 신기하게도 경험의 모든 순간을 균등하게 저장하지 않는다고 해요. 뇌는 어떤 경험을 기억할 때, 가장 강렬했던 순간(정점)과 마지막 순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정점-종점 규칙(Peak-End Rule)’이라고 부르죠. 전체적인 경험이 어땠는지보다, 가장 좋았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이 우리의 기억을 좌우하는 셈입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오클랜드와 코로만델 해안의 록풀 채취 금지 소식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많은 키위 가족들에게는 대대로 이어져 온 추억의 한 조각이자, 록풀에서 직접 해산물을 잡으며 느꼈던 특별한 기쁨의 순간들이 있었을 테니까요. 아무리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 해도, 오랫동안 누려왔던 것을 잃는다는 생각에 많은 분들이 상실감을 느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마음일 거예요. 우리의 뇌가 그 즐거웠던 ‘정점’의 기억과 더 이상 이 경험을 할 수 없다는 ‘종점’의 아쉬움을 강렬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 정점-종점 규칙을 활용하면 우리의 하루를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저녁 준비나 잔디 깎기 같은 소일거리가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이럴 때 마지막에 나를 위한 작은 보상이나 즐거운 마무리를 더해보는 거죠.

지갑을 열지 않아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마법 같은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