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의 봄은 정말 변덕스럽죠. 맑고 화창하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거나 바람이 매섭게 불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런 변화무쌍함 속에서도 우리만의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게 오클랜드 라이프의 매력 아닐까요?

문득, 우리가 어떤 경험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가령, 평소 좋아하는 파머스 마켓에 들러 장을 보고,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찾아 한참을 둘러봤다고 해볼까요. 사람이 많아 복잡하고, 생각보다 더 많이 걸어 다녀서 발도 아팠지만, 마지막에 가장 좋아하는 플랫 화이트 한 잔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햇살까지 완벽했다면, 그날의 기억은 아마 꽤 괜찮았던 하루로 남을 겁니다. 반대로,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마지막에 주차장에서 곤란한 일이 생겼다면, 전체적인 만족도가 확 떨어지는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흥미롭게도 우리 뇌는 어떤 경험의 모든 순간을 균등하게 기억하기보다, 그 경험의 ‘절정(Peak)’과 ‘마지막(End)’ 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요.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최고점-종료점 법칙(Peak-End Rule)’이라고 부르죠. 즉, 아무리 힘들었던 하루라도 마지막 순간이 좋으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하루였다고 느끼기 쉽다는 겁니다. 퇴근길, 하버 브리지 근처에서 꽉 막힌 교통 체증에 시달려도, 마지막에 좋아하는 라디오 음악이 흘러나오거나 집 문을 열고 들어설 때 풍기는 저녁 식사 냄새가 좋다면,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것처럼요.

이 법칙을 우리 일상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도 마지막에 작은 ‘마법’을 더해주는 겁니다. 집안일이든, 아이들과의 놀이 시간이든, 아니면 단순히 밀린 서류 작업을 끝냈을 때든요. 마지막 한 걸음이 모든 여정의 가치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img latte